영화

영화 <안나와 종말의 날 Anna and the Apocalypse> 후기

파지 2021. 9. 1. 15:13

*스포일러 포함

포스터가 사실 엄청 마음에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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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론부터
엘라헌트 보려고 - 대박 강추
나머지 이유 - 그냥저냥 괜찮음

아무튼 나는 엘라헌트 얼굴 뜯어먹으려고 본 거였는데
예상 외로 너무너무 재밌었다.


장르
크리스마스 하이틴 좀비 뮤지컬이다. 말도 안 되는 조합~
좀비, 아포칼립스... 이런 것은 진짜 손에 꼽을 만큼밖에 안 봤지만서도 다른 작품들이 생각나는 구석이 꽤 있었다.
아마 흔히 쓰이는 장르 도식이겠지?
참신한 건 없었지만 그런 걸 바란 적도 없고 나는 충분히 충격받았다...

특히 교장 캐릭터는 정말 뻔했다. 이름부터 Savage다. ㅋㅋㅋㅋㅋ
<피어 스트리트>의 '셰이디사이드'만큼이나 노골적이야
하는 짓은 <버드 박스>의 누구와 닮았다...

횡설수설하는 교장
눈알이 맛간 교장
뻔뻔해: 당당해: 기막혀:
교장이 문을 열어서 모두 좀비가 돼버렸다

교장이 갑자기 저렇게까지 돌아버린 건 조금 뜬금없기도 한데, 크게 신경쓰이진 않았다.
좀비가 된 사람들의 얼굴을 클로즈업해서 아는(앞서 등장한) 사람임을 보여줄 법도 했는데 그러지 않았다.
덜 자극적이라 좋다면 좋고, 좀비물 특유의 충격을 줄 기회를 놓쳤다면 놓친 것 같기도 하고...

사실 좀비물 자체는 크게 좋아하지 않는다. 사람 죽이는 걸 정당화하는 것 같고... 윤리적으로 옳지 않은 것 같다.
그리고 '좀비(바이러스)'라는 게 현실의 어떤 것과 대응될 수 있을지를 생각하면 정말 불쾌해진다.
좀비가 되면 스스로 의식이 없어진다는 점은 치매와도 비슷하고,
전염성이 있다는 점에서 전염병 환자에 대한 혐오감과 공격을 정당화하는 구석도 있는 것 같다.
그렇지만 좀비물의 매력은 이해한다. 감정 면에서...
(마구 죽이는 게 통쾌하다거나 하는 건 이해하고 싶지 않다.)
결과가 참혹하니만큼 희생하는 인물의 영웅성을 극대화할 수 있고,
사랑하는 이와 목숨 걸고 싸우게 되는 상황에선 그 부조리함이 주는 특이한 비극성이 있으니까.
(여기서는 <피어스트리트>의 샘과 디나가 생각나는데, 좀비 같은 간편한 소재 없이 둘을 '사랑하는데 서로를 죽여야 하는 상황'에 놓은 것이 대단하다. 샘디나 관계에서 가장 좋아하는 점이다.)
그래도 역시 좀비물이란 건 저런 감정을 이끌어내는 너무 게으르고 손쉬운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너무 뻔하지 않나? 정말 좀비가 재밌나...? 아직까지?

좀비물엔 꼭 잔인한 연출이 따른다는 것도 개인적으로 별로 좋지 않다.
세상엔 잔인한 걸 좋아하고 일부러 찾아보는 사람도 있고 슬래셔 같은 장르도 있다지만 솔직히 이해도 안 되고
일종의 장르라거나 픽션이란 이유로 가치판단에서 자유로울 수도 없다고 생각한다.
거리를 두고 싶은데 어쩌다 보니 요새 자꾸 보게 되네...

한편 <안나와 종말의 날>은 좀비물의 특성을 백분 활용했다거나 한 것 같진 않다.
그냥 좀 잔인한 영화 정도... (요새 자꾸 이런 걸 보다 보니 잔인함에 대한 역치가 높아졌는지도 모르겠다)
가까운 사람들이 여럿 좀비가 되긴 했지만 좀비인 채로 주인공 등과 대치하진 않았으니까 위에 언급한 부조리한 상황이 특별히 연출되진 않았다.
아빠가 이미 물린 김에 후루룩 좀비가 돼서 안나에게 달려들거나, 안나를 급히 내보내고 문을 안에서 잠근다거나 했으면 재밌었을 텐데... 심심하게 지나가서 아쉽다.
좀비물 하겠다 했으면 제대로 해야지!!
아무튼 걱정한 만큼 못 볼 꼴은 없었어서 나처럼 장르 팬이 아닌 경우엔 오히려 다행이기도 해...


뮤지컬
노래가 의외로 좋았다.
일부러 찾아 듣고 싶은 건 제일 처음 나온 'Break Away' 하나지만...
그리고 이야기가 진지해져갈수록 뮤지컬이 아니었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단 생각이 들었다.
하이틴-크리스마스-뮤지컬은 잘 어울리고
하이틴-크리스마스-좀비도 잘 어울리는데
뮤지컬-좀비는 글쎄... 시너지가 좋을 수가 있을까?? 처음부터 끝까지 아주 장난스러운 분위기로 가려는 게 아닌 이상 쉽지 않을 것 같다.
아무튼 이 조합은 별로였어...
처음엔 뮤지컬인 게 좋았고 중간엔 괜찮았고 마지막쯤엔(정확히는 미친 교장 넘버부터) 별로였다. 몰입 와장창~
그치만 좋게 보자면
뮤지컬이 아니었다면 초반의 가볍고 웃긴 분위기가 후반에 가까운 사람들 죽어나가며(ㅜㅜ) 너무 반전돼서 이도저도 아닌 영화가 됐을지도 모르는데
코미디 느낌을 좀 더 끌고 갈 수 있었던 건 뮤지컬 때문이었을지도...
그리고 엘라가 노래하는 걸 많이 볼 수 있었던 건 좋아. 뮤지컬인 덕분에 춤도 과장된 액션들도 볼 수 있었다.
이렇게 생각하다 보니 뮤지컬인 편이 나은 거 같아
ㅋㅋㅋㅋㅋ
진지하게 갔으면 오히려 매력이 떨어졌을 것 같기도 해...
중도를 찾았다면 좋았겠지만 몰입되는 좀비 뮤지컬이란 게 애초에 가능한 걸까?ㅋㅋㅋ


캐릭터
캐릭터들은 사실 각각의 매력이 엄청나거나 한 건 아닌데, 다들 정이 간다. (하나 빼고)
난 일단 '주인공 팀'이란 걸 좋아하지 않는 법 몰라
조합이 정말 귀여웠다...
- 시니컬한 주인공 (안나)
- 짝사랑 찌질남 (존)
- 조잘대는 여자애 (리사) + 순정효자찌질이 (크리스) 커플
- 쿨한 레즈비언 (스테프. 사실 얘를 좀 더 보여줄 걸로 기대했는데 아쉬워)
애들이 정말... 착해...
협동도 잘하고... 희생도...

마음에 들지 않았던 건 닉.
처음부터 학교폭력과 성희롱을 하며 등장했기 때문에 뒤에 뭘 한대도 좋아질 수 없었을 텐데, 이후 행보도 완전 별로였다.
아포칼립스의 개노잼 개최악 전개는 "마초적인 남성 생존자 무리의 등장"이라고 생각하는데, 닉은 재등장시 대충 그 비슷한 것의 우두머리로 나온다.
그나마 정말정말 다행인 점은, 영화가 저것에 크게 집중하지 않았단 것.
무리는 금방 해체되고, 심각한 성희롱 따위가 다시 등장하진 않는다. (겨우 이런 것에 안도해야 한다니 정말 끔찍해!! 역겨운 남자영화들은 반성하라)
노래가 한 곡 주어지긴 하는데 넘겼다. 남성성 과시하는 내용인 것 같은데 세상에 그만큼 쓸데없는 게 또 있을까...
아무튼 닉은 계속 '여자애 같지 않은' 자기 모습을 과시하고 안나에게 찝적대고...
안나가 하나도 안 받아줘서 너무너무!! 다행이었다.
그래도 여기까진 영화가 닉을 우습게 그렸기 때문에 크게 나쁘지 않았는데
후에 닉의 속사정~ 안나를 위해 희생하는 닉~
이런걸 보여줘서 별로였다. 겨우 이딴 걸로 역겨운 남자 캐릭터를 정당화하려고 하지 말란 말이야
물론 갑자기 캐릭터를 진짜 쓰레기로 만들 수는 없으니 그런 거겠지만, 그런 이유뿐이라면 역량 부족이고, 일부러 정당화하려 든 거라면 정말 싫다.
이 영화에서 거의 유일하게 마음에 안 드는 점!!

안나의 이성애 차단이 정말 좋았다.
안나를 좋아하는 남자애가 둘이나 나오는데 누구와도 맺어지지 않고,
안나는 처음부터 끝까지 헷갈릴 여지조차 없이 꾸준히 그들의 마음을 거부한다.
중간에 이성애 삼각관계 폭탄 다 던져놓고 끝에 가서 안 이어진다고 다인 게 아니라,
정말 이렇게 한결같이 안 받아주는 애는 또 처음 봤다.
ㅋㅋㅋㅋㅋㅋㅋ
너무 좋아

처음에 존은 '착한 남자라고 해서 여자의 마음을 얻는 건 아니지' 하는 식의 노래를 부르는데,
그걸 들으며 '이게 떡밥이었답시고 나중에 착한 남자가 여자의 마음을 얻는 전개로 가면 진짜 최악이겠다~' 싶었다.
다행히 존은 조금 불쌍할 정도로 칼같이 선그어진다. 사실 안 불쌍함.
안나가 여지 한 톨 안 남기고 깔끔하게 거절해줘서 더 무해한 남캐가 될 수 있었던 거니 존은 안나한테 고마워해야 한다.

그래도 존은 중간에 확실히 거절당하고 죽었으니 마음을 놓았고,
닉 쪽을 조금 더 걱정했는데, 다행히 이쪽도 안 이뤄졌다.
끝에 가서 아빠가 '네 남자친구는 마음에 안 들지만~' 이런 소리 했을 때
앞서 닉이 안나를 도운 것 때문에 마음이 풀렸다든가 해서 은근히 웃으며 재결합을 암시하고 지나가고~ 이딴 식이었으면 정말 싫었을 텐데
안나는 또 '남자친구 아니'라고 확실히 말한다.
결말에 가서 친구들을 모두 치워버리고 억지로 둘만 남겨놓지도 않고,
'둘 다 살아남았으니 후에 어찌 될지 모른다~' 하는 식의 암시를 던져놓지도 않는다.


죽음
사실 이렇게 다 죽을 줄은 몰랐다. 그래도 하나하나 신경써서 의미있게 죽여줘서(...) 화는 안 났다.
최근에 본 사람 많이 죽는 영화는 <피어 스트리트>인데, (이쪽은 슬래셔라 그런 건지?)마음에 들지 않는 죽음이 너무 많이 나왔어서 더 비교됐다.
<안나와 종말의 날>은 완급 조절을 잘했다고 생각한다.

살아있는 리사
할머니에게 작별인사를 하는 크리스

스테프와 크리스가 리사의 노랫소리를 듣고 다가갈 때 사실 나는 리사가 이미 죽어 있을 거라고 예상했는데,
관객에게 충격을 주는 용도로 손쉽게 죽여버리지 않아서 좋았다. (<피어 스트리트> 듣고 있냐고)
크리스의 할머니를 정성스럽게 보내준 점도 정말 마음에 들었다.
리사와 크리스는 처음부터 계속해서 할머니를 신경쓰는 모습을 보여줬는데,
이런 상황에서 일부러 자극적이게 하자면 할머니를 좀비로 만들어서 크리스나 리사와 싸우게 하거나, 할머니의 시신을 해치거나 할 수도 있었지만 그러지 않았다.
크리스에게는 할머니와 작별인사할 기회를 주었고 할머니의 시신은 안전한 상태로 남겨준다.

닉에게 핀잔을 주는 스테프


또한 앞서 주인공 팀이 볼풀장을 뒤집어쓰고 노인 좀비들을 피할 때 닉이 등장해서 해치워버리는(;;) 장면에선 이런 대사가 있었다.
주인공 팀은 (겁이 많았던 탓도 있겠지만) 노인 좀비들에게는 계속해서 방어적인 태도를 보였고, 거침없이 그들을 해치는 닉을 비판한다.
이렇게 노인을 함부로 하지 않는 영화가 좋다...

귀여운 녀석들...

존의 죽음도 좋았다.
사실 남자 캐릭터의 죽음은 좋지 않기도 쉽지 않지만, 그래도 특별한 이유들도 있다.
존과 안나는 제법 귀여운 조합이었고, 존은 불쾌하지 않은 남자애였지만, 아무래도 일단 안나를 짝사랑하고 있으니 보면서 불안한 구석이 있었다.
이 모든 재앙을 거치며 존이 '남자다운' 모습이나 어떤 매력 같은 것을 보여주고 결국 안나를 '쟁취하는' 방향으로 가지 않으리라고 어떻게 기대할 수 있겠어?
세상엔 그런 구린 작품이 너무너무 많은데.
아무튼 그 짝사랑이 이뤄지지 않아서 좋았다.
물론 존이 살아남았다 해서 안나의 마음을 얻어냈을 리는 없다.
그렇지만 그래서 희생이 아름다워지는 게 아니겠어... 대가가 돌아올 리 없다는 걸 알면서도 안나를 위해 몸을 내던진다는 게!!
맨날 하는 소린데 여자를 위해 불나방처럼 희생하는 남자만이 아름답다
이 녀석 죽음만큼 정석적이고 기능적인 걸 본 적이 없다...
다들 존처럼 죽었으면 좋겠어

약한 소리를 하는 안나
존의 죽음 직후 우는 안나ㅜ
각성한 안나
좀비를 다 패죽이는 안나


심지어 존의 죽음은 안나의 각성의 계기도 된다. 정말 유용한 죽음이라고 할 수 있겠다.
그리고 주인공이 각성하는 연출은 정말 정석적이다. 무기를 집어들고 결연한 표정을 하고 크게 휘두르다니! 이렇게 뻔할 수가.
그런데 그 뻔함도 나쁘지 않다.
많은 경우 주인공은 남성이고 그를 각성시키기 위해 죽임당하는 쪽은 여자이기 때문에,
성별이 반전된 안나와 존의 역할 관계는 기존의 수많은 남성중심적 전개들과 비교해서 전복적이다.
이렇게 어느 한 지점의 차이를 강조할 때에는 나머지 부분에서는 가장 기본적인 틀을 따르는 것도 도움이 된다.
안나가 존의 죽음으로 각성했구나~ 하는 정보값을 군더더기 없이 명확하게 남길 수 있으니까.

좀비들의 시선을 끌려고 장식품을 흔드는 리사와 크리스
스테프 쪽으로 몰린 좀비들을 유인하는 리사와 크리스

리사와 크리스의 죽음은...... 속상해...
너무 귀엽고 착한 애들이라서 안 죽었으면 했다.
그래도 죽음의 방식 자체는 괜찮았다.
얘네는 처음부터 서로를 향한 애정을 숨기지 않는 엄청나게 안정적인 관계였고,
다들 소설 영화 같은 인생은 없다고 노래할 때 '할리우드 엔딩'을 꿈꾸던 유일한 커플이었는데
어찌 보면 죽음으로써 '할리우드 엔딩'을 이룬 것 같기도...
리사와 크리스는 애초에 '커플'이라는 속성이 중요한 캐릭터들이었으니
그점을 그대로 끌고 가 '함께' 죽는 것도 일관성 있고 괜찮다.
그리고, 서로를 지키느라 죽은 거였으면 갑자기 주요 흐름에서 동떨어진 얘네만의 사랑얘기가 돼버리고 덜 흥미로웠을 텐데,
둘 다 공통의 친구이자 커플관계의 제3자인 스테프를 지키다가 죽었다는 게... 커플을 죽게 한 게 자기들끼리의 사랑이 아니라 남을 향한 우정이라는 게...
참 마음에 드네...

아빠의 죽음은 제일 임팩트 없었다.
앞선 친구들의 죽음에 비해 별다른 이유랄 게 없기도 했고...
아무래도 마지막에 '황폐한 세상 속 애들끼리만 남은 자동차 안 장면'을 위해 아빠는 그냥 치워진 것 같다.
유감은 없음. 오히려 너무 끌어서 흥미 없었다.
안나가 분노해서 캔디케인으로 무대 장식들을 내려치고 부수는 건 좋았다.
여성 캐릭터에게 분노로 폭력성을 드러낼 기회가 주어지는 건 언제나 환영이야

스테프 운전중
뒷좌석에서 심경 복잡해 보이는 안나

마지막 3인방에 대해서는...
안나는 당연히 살 거라고 생각했고
스테프가 안 죽은 건 정말 좋은데(레즈비언은 더이상 죽으면 안 된다),
존이나 리사-크리스 커플이나 죽으면서 서사가 완성된 걸 보면
스테프의 서사가 비교적 빈약한 건 죽지 않았기 때문인 것 같단 생각도 든다.
비중 적고 살기 vs 비중 있고 죽기 이런 건가?
세상은 정말 너무해 레즈비언한테는 왜...

그리고 닉은 좀 죽었으면 했는데 안 죽어서 더 싫다.
이런 말은 좀 그렇지만 존처럼 제대로 희생한 것도 아닌데 정당화까지 되고 앞으로 안나와 스테프와 함께한다? 정말 꼴사납고 니가 뭔데 싶다.
엔딩 자체는 그냥 무난했지만 닉이 껴있단 점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닉을 왜 안 죽였을까? 죽일 생각도 없었을까?
설마 스테프가 레즈비언이라 안나랑 둘만 남으면... 좀 그러니까?
억측일지도 모르지만... 아무튼 둘만 남았으면 훨씬 좋았을 거야


분위기


크리스마스와 잔혹한 이야기는 정말 잘 어울린다.
안나의 무기가 캔디케인인 것도 마음에 들어...
알록달록 반짝반짝

후반으로 향할수록 아주 코믹한 초반과 분위기가 달라지는데,
그렇다고 일부러 노렸다 싶을 정도로 완전히 뒤바뀌는 건 아니라서
뒤로 갈수록 전개가 이상한 데로 간다던 남들의 말도 이해는 된다.

플롯 자체가 그렇게까지 산으로 갔다고 생각하진 않지만...
아무래도 아빠 얘기 하고 바로 끝나서 그런 것 같다.
그렇다고 해서 친구들 다 죽고 아빠 죽었는데 난데없이 코믹하게 끝내긴 쉽지 않겠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으니 두루뭉술하게 끝낸 감이 있긴 하다.
걍 애들이 알아서 잘 살길 바라야지...



엘라 헌트


엘라 헌트 작품은 디킨슨 이후로 처음 봤다.
전혀 다른 분위기 전혀 다른 내용이고 기대하는 바도 전혀 다른 작품이라 새로운 느낌이었다.
고고하고 우아한 수를 보다가 피칠갑한 안나를 보니까 색다르고 좋네...
1시간 30분 내내 엘라가 나와서 정말 너무너무 좋다...
사실 이 얼굴이면 쓰레기 영화여도 넘겨가면서라도 볼 것 같다고 생각했는데
심지어 재밌어서 정말 마음에 든다.
엘라가 춤도 추고 노래도 하고 좀비도 죽이고 화도 내고 슬퍼도 하고 참 알차다.
장르만 보고는 엘라헌트 어쩌다 이런 걸 찍었지? 했는데... 역시 속단은 금물이야
장르 팬이라면 오히려 덜 좋아할 것 같은데 난 아니라서 좋았다.
아무튼 가끔 다시 보고 싶어질 것 같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