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영화 <클로이 Chloe> 후기

파지 2021. 5. 29. 01:12

*스포일러 포함

포스터만 봐선 대체 뭐 하는 영화인지 알 수 없다


이건 미친 영화다...

전부터 제목은 몇 번 들어 알고 있었고
보고싶어요 목록에도 넣어놨었는데
보고싶어요 목록에 넣어 둔 영화들이 다 그렇듯 몇년간 안 보고 그냥 묵혀두고 있다가 오늘까지 왔다...

클로이 안 봤다고 한마디 했다가 레즈비언 자격 박탈이라고 혼쭐나고도
설마 진짜겠어... 하고 의심반 기대반인 마음으로 틀었다
사실 한 10분만 보고 내일 보려고 했어
근데 일단 나는 줄리안무어를 너무 좋아하고
생각보다 너무 일찍 자극적인 장면들이 나와서...
멈출 수가 없었음
너무 놀라서 뭔 얘길 해야 할지도 모르겠네
그치만 중구난방으로라도 이 충격을 남겨둬야겠어...
<크랙> 봤을 때도 완전 지금과 비슷하게 혼란스러웠는데 그땐 아무 기록도 안 남겨둬서 정확히 어땠는지 기억이 안 나거든

10분만에 이렇게 나오는데 어떻게 그만 봐

남자들은 바보라며 옆 칸에서 우는 클로이 위로해주다 둘이 처음 만나는데
지금 생각해 보면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게 클로이의 계략이었던 거지
어디서부터였는지는... 알 수 없음
화장실에서 울던 건 진짜였을까??
옆 칸 여자가 다정하게 휴지 뜯어 주길래 설렜는데 나와서 보니까 줄리안무어라서 그때부터 머리핀 떨구면서 수작질 시동 걸기 시작한 걸까??
아니면 식당에서 미리 보고 점찍어놨던 건가...?


이 아이컨택을 보고는 뭐가 떠올랐냐면
<파라다이스 힐스> 아마르나와 우마
걔네도 난장판이지만 일단 거긴 적어도 판타지고 이건 현실이란 점에서
여기가 좀 더 지독한 걸로

아무튼 일단 이런 의미심장한 아이컨택 한 번 하고 나면 뒤에 보통 사이는 아니게 된다는 건 불문율이다
근데 저런 광경 이렇게 쳐다보던 사람이


나중엔 이러게 된다는 게
너무 좋다...
몰라... 이 순간에 캐서린 속은 말이 아니었겠지만
엄청 혼란스럽고 어쩌고 저쩌고 그랬겠지만
그게 중요한 게 아님

불안불안...
진짜 아프게 넘어졌다
저걸 어쩌지... 하는 표정이 너무 좋음


클로이 넘어지는 걸 캐서린이 보고 난 뒤에
곧장 캐서린이 클로이 치료해 주는 장면으로 넘어가는데
이 장면 전환이 정말 귀엽고 좋았다 약간 만화적이고ㅋㅋㅋ
그래도 어린애가 위험하게 가는 걸 모른 척 둘 수는 없으니 달리 어쩔 수 없단 마음으로 데리고 왔을 것 같아서... 이게 중년의 매력이구나 했네


이건 그냥 시선 따라가는 게 귀여워서



이쯤에 와서야
헐... 맵다
이러고 있었음
진짜 약간 B급 영화 수준으로 노골적인 묘사라 너무 당황스러웠는데ㅋㅋㅋㅋㅋ
줄무와 아만다 사이프리드가 이런 걸 하고 있다는 게 믿기지 않았어... 너무 당황스러웠어 난
내가 이런 걸 봐도 되는 게 맞나... 괜히 안절부절 못 하게 되고

남의 직장에서 남의 가족사진 보는 중

캡쳐할 땐 그냥 예뻐서 캡쳐했는데
지금 보니 얘가 속으로 뭔 생각을 하고 있었을지가 두려워짐
이 가족의 남성 구성원들을 모두 이용해서 집안을 파탄내고 엄마는 내가 갖고 말겠어
대충 이런 거였을까

아들래미한테 자꾸 말걸고 플러팅하고 접근하길래
솔직히 그냥
개쓰레기결말 되는 줄 알았다
뭐 시기질투해서 가정을 뺏고 자리를 뺏고 싶어한다든지... 그런 거 있잖아
확인은 안 해봤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남감독인 거 같아서 큰 기대 없었거든
그냥 아만다사이프리드랑 줄리안무어의 키스신 정도 볼 수 있으면 감사하겠거니... 하는 정도
근데 전혀 저런 거 아니고 생각보다 너무 대단한 전개가 나왔다...


'그 사진'이... 나왔다


클로이 하면 가장 유명한 그 사진
드디어 등장
전화하라고 메모 엄청 남겨둔 거 보고는 조금 의아했지만서도 그냥 간절했나? 했는데
메일로 저거 보내둔 거 보고 음 역시 미친녀석이군 했음
그치만 돌이켜보면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었던 거지
캐서린이 놀라서 얼른 전화하니까 이미 문 앞에 와 있던 것도 진짜 또라이 같고 좋았다...

캐서린이 돈 주면서 쫓아내려니까
당신도 나한테 마음 있는 거 아니냐며 매달리는데
걍 상처받은 연하ㅠ인 줄 알고 짠했거든
근데 나갈 때 보니까 눈빛이 싸하더라고



이 장면은
그냥 귀엽다고 생각했어...
이 미친 영화에서 왜 갑자기 이렇게 귀여운 장면이? 했는데
그게 아니었던 거임


난 이거 보면서도
와 남편새끼 시치미를 뚝 떼네
진짜 에바네 연기력 대박이네 징그러운새끼
이러고 속으로 욕 오지게 하고 있었다
근데 나중에 보니 진짜 모르는 거였음;;;
사실 클로이는 캐서린이 의뢰한 남편 떠보기 테스트 이런 거 하나도 안 했고
그냥 다 지어낸 거엿던 거임... 오직 캐서린을 갖기 위해서;;; 진짜 과하다 ㅁㅊ

말 걸고 싶어서 일부러 머리핀 떨군 것까지는 귀엽게 볼 법한데
처음부터 끝까지 모든 행동 모든 말이 ㅜㅜ 그냥 캐서린의 관심을 끌기 위한 거짓말이었던 거임... 진짜 대박
캐서린이 남편한테 실망하게끔 일부러 더 과하게 지어내고 그랬던 거 아냐

암튼 근데 캐서린이 카페에서 보재서 설레서 왔을 거 생각하면 진짜 싸이코 같은데
남편이랑 삼자대면하고 이용당한 거 깨달았을 거 생각하면 또... 조금 짠해
근데 이제 개빡쳐서 집에 찾아가는 거임...


나는 엄마 환자라는 의미심장한 사람이 갑자기 찾아와서 부모님방 어디냐고 하고 성큼성큼 올라가고
엄마 물건에 키스하고 그러면
스토커 살인마 이런 거 아닌가 이런 생각 할 거 같은데
틴에이저보이를 진짜 바보멍청이로 그려둠ㅋㅋㅋㅋ
근데 결론적으로 이 아들의 존재가 나를 너무 즐겁게 했다


캐서린의 물건들


이게 진짜... 충격이었다
제일 충격적인 순간이었음
이미 계속 입 틀어막고 보고 있긴 했는데
이건 진짜 대박이었음 살면서 영화보다가 이렇게 놀란 적이 없어
캐서린 아들이랑 자면서 캐서린 물건들 보고... 느끼는 거임...
사랑하는녀의 아들을 딜도로 쓰는 것도 개충격인데
심지어...심지어

클로이 얜 정말 돌았다...
근데 너무 좋음... 미친거아냐?
남감독이 이런거 했다고 생각하니까 조금 더럽긴 한데 근데 그냥
유부녀한테 돌아서 이런 짓거리 하는 싸이코청년을 생각하면...
어떻게 좋지 않을 수 있어
심지어 그게 아만다사이프리드야

암튼 둘이 잔 걸 캐서린이 집와서 발견함
아들 아무것도 모르고 개놀라서 허버허버 도망가는데

어리둥절
엄마이게무슨소리야


저 아들이 저 상황에 저기서 저 얘기를 다 듣고 있는 게
진짜 개난장판이라 너무 안타깝고 웃겨ㅜㅜㅜㅜㅜ
팬티바람으로 쫓겨나서 엄마 문열어 이러고 쾅쾅 하다가
들으면 안 될 소리까지 듣고 다른 길 찾아 달려내려감... ㅜㅜ
어케 이런 상황이 다 있는 거임 진짜...
대체 무슨 생각을 하고 살면 이런 장면을 만들어??
싸이코 연하녀가 유부녀의 마음을 얻지 못해서 그의 아들을 대체재로 삼아 섹 갈기고 난 뒤 갑자기 삼자대면해서 아들 바보되는 상황
이런 걸 대체 어쩌다 만들게 되냔 말이야
세상엔 정말 지독한 사람들이 많다



이건 조금 안타깝긴 했거든..? 근데


세상에 누가 너말고니엄마를 이런 식으로 실천해요
ㅠㅠㅠㅠㅠㅠ


이거 보고 오 진짜 미쳤는데~ 했다
대사가 정확히 뭐였지
"그러니까 결국 내가 해낸 거네?" 이런 뉘앙스였는데
당신이 원하던 거 내가 이뤄줬으니까 나한테도 이제 보상을 달라는 식으로 들려서 소름돋았음


나 이 장면이 정말 좋아...
그냥 어차피 망한 집안 다 버리고 둘이 도망갔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
이런 제정신 아닌 녀석이랑 도망가면 그땐 또 그것대로 문제겠지만
그래도 저런 얼굴로 쳐다보고 사랑해달라고 하는데 어떻게 뿌리쳐?
물론 그걸 캐서린은 해냄

이런 뻔한 대사 마음에 들어요


아들 열심히 달려서 도착했는데 이런 상황이나 목격하고ㅜ
얘도 진짜 기구해
근데 얘가 이 상황에 껴있다는 게 이 모든 걸 더 자극적으로 만듦... 헐 이런 말은 너무 솔직한가
그치만 아무래도 사실이지
아들 보는 앞에서 엄마가 집착싸이코청년과 동성애 갈기는 장면은... 좋을 수밖에 없지

근데 여기까진 참 좋았는데 클로이의 최후는 마음에 들지 않았어
살아남아서 지독하게 영원히 집착해야지 죽긴 왜 죽어ㅜ
안 넘어가는 나무 백만 번이라도 찍을 것처럼 해놓고...
키스해달란 말에 정말 해줘서 미련없이 생을 마감했다기엔
너무 짧았잖아요ㅡㅡ
아름다운 싸이코 여성 죽이기 그만해


이후 얼레벌레 갈무리하고 가족 재결합 대충 해낸 듯...
근데 아들 정신건강 어떡하나 싶긴 해

그리고 마지막 장면이 이거라는 점에서 정말 끝까지 지독한 영화야
ㅜㅜㅜ 어쩌다 이런 영화가 세상에 나왔는지 모르겠어
근데 너무 재밌었음...
이거 보라고 한 분이
다 보고 나서 이런 거 더 없냔 소리나 하지 말라고 그랬었는데
...더줘

클로이 얘기가 처음 나왔던 것도
크루엘라 얘기 하다가... 엠마스톤도 클로이 같은 거 하면 좋겠다 하는 얘기 했던 거 때문이었는데
저 얘기 할 땐 그냥 엠마스톤도 중년여성과 동성애 영화 찍어달란 의미였고 클로이 내용은 하나도 모르는 상태였거든
근데 보고 나니까 더욱 확실해짐...
엠마스톤도 이런 걸 찍어야 해
<더 페이버릿>이 있긴 하지만 그건 너무 웰메이드고
그냥 정말 이런 자극만을 위한 어?? 그런 거 한 번 어떻게 안 될까

그리고 아만다사이프리드가 좋아졌다...
<맘마미아>만 맨날 돌려봤어서 그냥 귀여운 도나 딸래미로만 생각했는데
이런 걸 다 찍어놨던 거야...
이제 맘마미아를 어떻게 봐